영어학습에 꽃 바로 쓰기(ft: 회사생활)

영어의 꽃은 '쓰기'라고 합니다. 그만큼 쓰기는 가장 복잡한 사고를 요하는 영역이죠. 영어를 웬만큼 읽는 어른들도 영작을 하라고 하면 '주어, 동사, 목적어 '부터 그리며 머리가 하얘집니다.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요. 한글도 이제 막 그림일기에서 벗어나 줄글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5줄 쓰는 데도 쩔쩔 매는 아이에게 영어로 일기를 쓰라는 건 너무나 버거운 일입니다.

 

한글 쓰기가 그렇듯이 영어 쓰기도 충분한 독서가 먼저입니다. 아이의 영어 독서가 매일 꾸준히 이루어지면 어느 순간 영어로 낙서를 하는 기적을 볼 수 있습니다.

 

저절로 글쓰기 하는 순간이 옵니다. 말하기와 마찬가지예요. 인풋인 듣기와 읽기가 쌓이면 아웃풋인 말하기, 쓰기는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쓰기가 가장 나중에 발현되기에  부모의 인내가 필요합니다.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이해합니다. 제 아이가 초1 때 이제 막청독을 시작하고 쓰기는 엄두도 못 내고 있을 때였어요. 옆집 아이는 대형 어학원에 다니며 영어 쓰기를 지도 받고 한글 글쓰기 하듯 영어로 일기를 쓰고 있었습니다.

 

내 아이는 이제 cat, dog쓰는데, 하지만 참고기다렸습니다. 기다리면 아웃풋이 나온다는 말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매일 읽기와 듣기에 힘썼습니다. 2년 후 그 아이는 영어로 소설을 쓴다며 A4 용지 한 바닥을 영어로 채웠습니다. 이제는 영어 유치원 나오고 3년 동안 영어 학원을 다니며 공부한 아이의 실력이 부럽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기  속도로 잘 해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믿고 기다리면 아이들은 분명히 기적같이 쓰기를 하게 됩니다.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듣기, 읽기 다음으로 한글 글쓰기를 했듯 영어인풋의 양이 차면 아웃풋은 나옵니다. 기적 같은 순간이 옵니다.

 

그래도 불안하실 겁니다. 그럼 쓰기를 간단하고 쉽게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소위 필사를 시작해 해야 합니다.  독서하고 있는 책의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매일 한 문장을 노트에 베껴 쓰는 것으로 1분이면 끝납니다. 아무 문장이나 필사하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모르는 단어가 있는 문장을 필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사한 후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는 것까지 한 줄 필사의 과정입니다. 쓰기도 연습하며 단어까지 익힐 수 있는 활동입니다.

 

짧은 시간이기에 아이들은 까짓것 하며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한 권의 노트에 필사한 내용을 살펴보면 따로 단어장이 필요 없습니다. 모르는 단어를 모아놓은 노트가 아이만의 단어장이 될 겁니다.

 

아이들이 짧은 문장만 골라 쓰려 할지 몰라요. 괜찮습니다. 부담 없이 하는 게 목적입니다. "오늘 단어는 뭐야?"라며 한 번 상기만 시켜주세요. 저절로 단어와 문장 구조를 습득하게 될 것입니다.

 

영어 글쓰기는 한글 글쓰기가 바탕이 됩니다. 한글 글쓰기가 익숙해지고 영어 독서가 쌓이면 제대로 된 글쓰기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영어 문장으로 낙서를 하면 청신호일 수 있어요. 그때 영어 일기 쓰기를 시작해보세요. 한글 글쓰기를 처음 했던 때와 같은 맥락으로 영어 글쓰기를 하면 됩니다. 3줄, 5줄 점점 양을 늘리며 글쓰기를 합니다.

 

주중엔 한글 글쓰기, 주말엔 영어 글쓰기를 하며 매일 글 쓰는 습관을 들이세요. 처음 영어 글쓰기를 하면 당연히 엉망일 거예요. 이게 영어인지 외계어인지 스펠링도 문법도 모두 틀릴거예요.

 

그래도 눈감아 주세요. 영어로 이런 문장도 쓸 수 있냐며 칭찬해주세요. 자신감을 뿜뿜 심어주셔야 합니다. 신나게 글을 쓸 수 있게요.

 

앞서 말했듯 쓰기는 말하기와 마찬가지로 수능에는 출제되지 않습니다. 수행 평가를 위해서 쓰기를 하고 준비하고 싶다면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마세요.

 

듣기, 읽기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나오니까요. 부담 갖지 말고 한 줄 필사하기와 주말 영어 일기 쓰기만 하세요. 그거면 충분합니다.